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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영에 있었다.
결혼한지 두 달 됐고
아기도 없었고.
그냥 맛난거 잔뜩먹고 편한 인생 ㅎㅎ
지금도 뭐 맘은 무겁고 몸은 힘들지라도 어느정도 편한 인생이긴 함.
4년전 오늘 나는 우리 외할무니 눈치료 받으러 할무니랑 안과를 갔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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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사랑 울할무니.
나한텐 할머니+엄마
중1때부터~고3.
내가 대학가기 직전까지 우린 같이 6년을 살았다.
별의별 일이 가득했던 나의 청소년기.
울 할마는 ㅋㅋㅋ맘고생 퍽이나 많이 했지.
집안사정이 어려워 할머니랑 산 게 아니라.
외삼촌을 잃은 할머니가 적적하고 외로울까봐 내가 가서 살겠다고 했다.
어차피 집과 외갓집은 옆골목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
막 사춘기접어든 나는 엄마아빠한테서 벗어나고 싶었기도 했다.
뭘하던 어중간하고 주변인인 나는..
탈선또한 어중간하게 좀 해보고 싶었다.
그런 내 모습이 부모님 눈에 비칠때면..울 할무니는 사위에게 죄진듯한 기분이었을꺼라 철들고서야 알았다.
4년전에도 할머니는 늙어가고 있었지만.
4년지난 지금 귀는 더 안 들리고. 눈도 침침해한다.
대학졸업하고. 취직을 하고. 결혼을 하고. 아기를 낳고.
나에겐 통영 내려가는 일이 연간 행사처럼 되버린지 10년이 넘었다.
1년에 3~4번 내려가 잠깐 머물고 올 때마다.
할머니한테 드는 이 마음은 뭘까.
뭔가 지잉~하고. 짠하고..맘 아프고 . 가끔 귀찮고. 고집부릴땐 화나고. 뽀뽀해주고 싶고.
한 단어로 정의가 안된다.
할머니 늙지마.
이젠 천천히쫌 늙자.
난 나이먹어도 되는데.